장애인 비례대표 없는 20대 국회, 대안은?
by 관리자 posted May 16, 2016
장애인 비례대표 없는 20대 국회, 대안은?
장애인 정치 세력화 대안모색, ‘제1회 장애인 아고라’
현 장애인 비례대표 구조 깔때기와 같아…다른 관점으로 새로운 대안 모색해야
장애인비례대표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제20대 국회에 대한 장애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장애계는 지난 15대 국회 이후 10년간,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장애인 비례대표를 꾸준히 배출해 왔다. 그러나 제20대 국회 안에는 당선된 장애인 비례대표는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이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에서는 10일 이룸센터에서 20대 총선 이후 장애계 현 상황을 짚어보고 향후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제20대 국회 장애인비례대표 全無(전무)!! 우리의 정치참여를 위한 대안은?’이라는 주제로 아고라식 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아고라식 토론은 제1회 장애인아고라로써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가 장애계가 고민해야할 부분을 정부부처, 국회의원, 보건복지부가 아닌 우리 당사자들끼리 함께 이야기하고 지혜를 모아보자라는 의미로 마련하게 됐다. 장총은 앞으로도 ‘장애인 아고라’를 통해 장애계의 현안에 대한 장애인 당사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어 공론화할 예정이다.
이번 아고라를 개최한 안진환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는 “20대 총선에서 우리 장애계는 무지하고 무능했기 때문에 그 결과 완벽하게 패배했다. 오늘 패배의 원인을 찾는 자리이며 패배의 원흉은 장총연과 장총이라고 생각한다. 장총연과 장총은 장애계의 맏형격이면서 장애인의 정치 참여에 대해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듣고 입 다물고 있겠다”며 “이 자리에서 나오는 귀중한 여론들을 잘 담아서 장총연과 장총은 한 목소리 내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 ‘상임대표 하면서 국회의원 앞으로 출마하지 마라’고 하면 안나가겠다. 꾸짖어주시고 벌을 받는 심정으로 같이 동참하겠다”는 강력한 발언으로 인사말을 전했다.
이후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등 각 유형별 장애 관련 단체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 20대 국회에 대한 장애계의 대응 평가 ▲장애인비례대표의 정치참여 활성화 방안 ▲ 장애인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장애인 단체들이 지켜야 할 원칙과 행동 등에 대한 다양한 광장토론이 펼쳐졌다.
20대 총선에서의 장애계의 대응에 대해서 이문희 장총 사무차장은 “이번 선거는 인과응보였다.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 당연한 결과였다. 19대 선출된 분들 선출과정에서 이미 좋은 성과를 내기 힘든 구조로 아픔을 겪었고 4년이 지난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것이 아닌가. 이런 현시점에서 장애인 비례대표가 과연 필요한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현재 장애인 비례대표 구조는 깔때기와 같다. 깔때기에 물이 흘러넘치고 쓸모없는 것만 빠져나오거나 필터까지 깔려 있어 본인들이 원하는 것만 처리하는 방식인 것이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어서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현안을 해결하려면 비례대표가 필요하긴 하다. 만약 비레대표를 한다면 이 전 비례대표 선배들이 했던 잘못된 방식을 되풀이하지 말아야한다”고 말했다.
문병길 농아인협회 회장은 “15대부터 19대까지 이어져 내려왔기 때문에 20대 총선도 기대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농아인들은 한번도 속한 적이 없었다. 청각 장애인이 과연 국회에 들어갈 수 없는 철옹성 같은 곳인가”라며 “여태까지의 정책들은 주로 경제 위주였고 우리가 바라던 정책들은 전무했다”고 평가했다.
이상호 사람사랑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현 상황은 죽은 자식 다리만지기와 같다. 작년에 19대 장애계 비례대표들을 데리고 이런 자리를 마련했어야했다”고 강렬한 비판으로 말문을 열었다. “장애계는 법안 실행보다 법안 자체만 몰두한다. 현재 수화언어법, 발달장애인법, 법안들은 다 있지만 이 법안들을 작동시킬 예산이 모자르다”며 “21대 국회 때 또 이비극이 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고 장애계의 통렬한 반성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영상으로 토론회에 참여한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은 “20대 총선 주요 정당들이 보여준 장애관련 공약들은 내실이 없었고 특히 장애계의 진정한 요구를 들어주지 못했다. 장애인 비례대표로써 이번 총선에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정치권을 긴장시킬만한 장애인의 단결된 힘이 부족하기도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20대 총선의 장애계의 대응에 대해 비판이 주로 이어진 가운데 그렇다면 총선, 대선, 지방선거 등 향후 각종 선거에서 장애계가 개선해야할 점은 무엇일까?
이태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소장은 “여태까지 해온 것과는 아예 다른 관점에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먼저 장애인 문제애 대한 사회적 공감이 필요하다. 그 것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할 것이다”며 “당장 사안에만 급급하지 말고 장애 운동이 50년 100년 지속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완식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실장도 “시간이 닥쳐서 몇 개월 내에 해낼 것이 아니라 총선을 앞두고 역량 있는 장애계 대표를 내보낼 수 있도록 서서히 준비해야 한다.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장애계가 판을 짜서 여러 토론회 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제20대 총선 이후 장애계는 새로운 연대와 비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분명한 것은 장애인들의 정치세력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지금 장애계에 없는 2가지, 장애인비례대표, 장애인 정치세력화 방안을 위해 장애계는 지금보다 더 합심하고 분주해야할 것이다.
이유정
bj302@bokjinews.com
출처-복지뉴스